신호의 분류
신호를 다룰 때 먼저 무엇을 물어야 할까? 값이 몇 가지인지, 시간축이 연속인지, 모양이 되풀이되는지, 좌우 대칭인지, 어느 쪽 시간에서 0인지를 차례로 묻는다.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
신호 값이 어떤 범위 안의 모든 값을 가질 수 있으면 아날로그 신호(analog signal), 정해진 몇 개의 값만 가지면 디지털 신호(digital signal)라고 한다. 이 구분은 신호의 값(세로축)에 관한 것이다. 시간축(가로축)이 연속인지는 다음 절의 연속시간·이산시간 구분이 따로 맡는다.
위성 항법 시스템인 GPS는 위치 계산용 데이터인 항법 메시지와 위성을 구별하는 코드열인 C/A 코드를 함께 보낸다. 둘은 0과 1만 갖는 디지털 수열이고, 코드의 한 자리를 칩(chip)이라고 한다. 두 수열을 XOR(두 값이 같으면 0, 다르면 1)로 합쳐 , 로 바꾼 뒤, 정보를 싣는 정현파인 반송파에 곱한다. 이 부호가 바뀔 때마다 반송파의 위상이 180° 뒤집히는 방식이 BPSK(binary phase-shift keying)이다. 위성이 실제로 내보내는 전파는 연속시간 아날로그 파형이고, 그 파형이 디지털 정보를 싣고 있다.
확대 창의 점선은 부호를 바꾸지 않은 반송파이고 실선은 방송 신호이다. 둘째 비트가 시작하는 칩 7에서는 비트가 1에서 0으로 바뀌고 합도 1에서 0으로 바뀐다. 그래서 점선과 반대이던 실선이 경계에서 반대쪽 끝으로 뛰고, 그 뒤로는 점선과 겹친다. 합이 그대로인 경계에서는 실선이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실제 신호에는 비트 하나에 칩이 20460개(1023칩 코드가 20번 반복), 칩 하나에 반송파가 1540주기 들어가 그대로는 그릴 수 없으므로, 그림은 비트 하나에 7칩짜리 코드 한 번, 칩 하나에 반송파 3주기로 수를 줄였다. 더하는 규칙, ±1로 바꾸는 규칙, 위상이 뒤집히는 자리는 실제 신호와 같고, 처음 상태는 비트 1001, 칩 7이다.
해 보기
- 칩 6에서 코드 칩이 바뀔 때 합과 반송파의 위상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라.
관찰
비트는 1 그대로이고 코드 칩이 1에서 0으로 바뀌어 합이 0에서 1이 된다. 코드 칩만 바뀌어도 반송파의 위상이 뒤집힌다.
- 첫 비트가 0일 때 칩 7의 경계에서 합이 바뀌는지 확인하라.
관찰
경계 양쪽의 비트와 코드 칩이 모두 0이라 합이 바뀌지 않는다. 확대 창의 실선이 점선을 따라 그대로 이어진다.
- 비트가 0110일 때 칩마다 가 코드 와 어떤 관계인지 확인하라.
관찰
비트가 0인 칩 0–6과 21–27에서는 가 코드 와 같고, 비트가 1인 칩 7–20에서는 코드가 뒤집혀 실린다.
연속시간 신호와 이산시간 신호
처럼 모든 실수 시각 에서 값이 정의된 신호를 연속시간 신호(continuous-time signal)라고 한다. 실제 물리량과 수학에서 쓰는 함수가 여기에 속한다. 처럼 정수 에서만 값이 있는 신호는 이산시간 신호(discrete-time signal)이다. 시간 번호는 , 주파수 번호는 로 쓴다. 두 글자를 다른 뜻으로 쓰는 곳(4장의 근 번호 , 5장 실수 급수의 차수 )은 그 자리에서 밝힌다. 컴퓨터가 다루는 신호는 모두 이산시간 신호이다. 괄호로 둘을 구분해, 연속시간은 , 이산시간은 으로 쓴다.
앞의 두 신호는 그래프 모양이 닮았지만 가로축이 다르다. 는 2 s마다 되풀이되고, 은 샘플 8개마다 되풀이된다. 이산시간 신호의 번호 에는 단위가 없다.
연속시간 신호를 일정한 간격 로 재서 이산시간 신호를 만들었다면, 번 샘플은 시각 의 값이다. 이 간격 를 샘플 간격(sampling interval)이라고 한다.
이산시간 신호는 에서만 존재한다. 샘플 사이의 시각에서는 값이 0인 것이 아니라 정의되어 있지 않다.
직접 풀어 보기. 앞의 을 만든 샘플 간격 를 구하라.
풀이
수열만 보고는 정할 수 없다. 은 숫자의 나열이고, 각 숫자를 몇 초에 쟀는지는 수열 안에 들어 있지 않다.
앞의 에서 얻은 샘플이라면 이어야 하므로 s이다. 한 주기 2 s에 샘플이 8개 들어간다. 그런데 를 s로 재도 로 똑같은 수열이 나온다. 는 수열 밖에서 따로 알려 주어야 하는 정보이다.
를 s로 재도 로 같은 수열이 된다. 이 현상(aliasing)은 7장에서 다룬다.
1초에 재는 샘플의 수 를 샘플링 주파수(sampling rate)라고 한다. 아래 그림은 를 Hz( s)로 잰 여덟 샘플을 두 가로축에 나란히 그린다. 위는 초 단위 시간이고 아래는 샘플 번호이다. 샘플 하나마다 위상이 씩 나아가므로, 샘플 번호로 쓰면 이다. 아래 그림의 스템 은 위 그림에서 시각 의 값이다. 를 바꾸면 위 그림의 샘플 자리는 바뀌어도 아래 그림의 가로축 은 그대로이다.
처음 상태는 x(t) = cos(2πt)를 fₛ = 8 Hz로 잰 여덟 샘플이다. 위와 아래 그림의 값은 같고 가로축만 다르다. 구성 참고: Jack Schaedler, Discrete Signals.
해 보기
- 샘플 가 연속시간 곡선의 어느 자리에서 온 값인지 확인하라.
관찰
위 그림의 보라 점은 s, 곡선의 가장 낮은 자리이다. 아래 그림에서는 같은 값 −1이 에 선다.
- 앞 절의 를 s로 잰 수열을 보고, 의 값이 곡선의 어디에서 왔는지 확인하라.
관찰
17개 샘플이 s에 놓이고 수열은 이다. 는 s의 꼭대기 값 1이다.
- 를 s로 잰 수열을 바로 앞의 수열과 비교하라.
관찰
아래 그림이 바로 앞 상태와 똑같다. 위 그림의 곡선과 점도 같은 모양이고, 시간 눈금만 s에서 s로 절반이 되었다. 서로 다른 신호 와 가 같은 샘플을 주므로, 수열만 보고는 를 알 수 없다.
연속성
신호의 모양을 말할 때 자주 쓰는 성질이 연속성(continuity)이다. 함수 가 에서 연속이려면 다음 세 조건이 모두 필요하다.
- 가 정의되어 있다.
- 극한 가 있다. 즉 왼쪽 극한과 오른쪽 극한이 같다.
- 그 극한이 함숫값과 같다: .
그림의 함수는 에서 왼쪽 극한 1.5와 오른쪽 극한 −0.5가 달라 극한이 없다. 에서는 극한 0.5가 있지만 함숫값 1.5와 다르다. 처럼 곡선이 끊기지 않는 점에서는 세 조건이 모두 성립한다.
"연속시간 신호"의 "연속"은 시간축이 연속이라는 뜻이다. 신호 값이 연속 함수라는 뜻이 아니다. 값이 뛰는 사각 펄스도 연속시간 신호이다.
다음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고르라. "연속시간 신호는 모든 에서 연속인 함수이다."
풀이
답 거짓
- 참 "연속시간"은 가로축 가 모든 실수라는 뜻이다. 값이 뛰는 사각 펄스를 떠올려 본다.
연속시간 신호는 모든 실수 에서 값이 정의된 신호이다. 값이 연속일 필요는 없다. 모서리에서 값이 뛰는 사각 펄스나 펄스열도 연속시간 신호이고, 연속 함수는 아니다.
펄스열과 조각별 연속
펄스열은 높이 , 폭 인 사각 펄스가 주기 로 되풀이되는 신호이다. 뒤에서 정의할 사각 펄스 를 쓰면 다음과 같다.
펄스열은 모서리마다 값이 뛰므로 연속 함수가 아니다. 대신 조각별 연속(piecewise continuous)이다. 유한한 구간 안에 불연속점이 유한 개뿐이고, 불연속점마다 왼쪽·오른쪽 극한이 유한한 값으로 있는 함수를 말한다. 이 과목에서 다루는 신호는 대부분 조각별 연속이다.
주기 신호
모든 에서 를 만족하는 양수 가 있으면 를 주기 신호(periodic signal)라고 한다. 가 주기이면 도 주기이므로 (은 정수)로 써도 같다. 그런 가운데 가장 작은 값 를 기본 주기(fundamental period)라고 한다. 보통 "주기"라고 하면 이것을 말한다.
3 Hz 성분은 1/3 s, 6 Hz 성분은 1/6 s, 9 Hz 성분은 1/9 s마다 되풀이된다. 1/3 s가 지나면 셋이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므로 합도 1/3 s마다 같은 모양을 되풀이한다. 합은 s인 주기 신호이다. 잡음 파형은 어떤 를 잡아도 같은 모양이 되풀이되지 않는 비주기 신호의 예이다.
두 주기 신호의 합
두 주기 신호의 합은 언제 주기 신호일까? 이고 의 주기가 , 의 주기가 라고 하자. 가 주기 로 되풀이되려면 가 와 같아야 한다. 두 성분이 각각 제자리로 돌아오면 합도 제자리로 돌아온다. 따라서 가 의 정수배이면서 동시에 의 정수배이면 는 합의 주기이다.
여기서 , 은 양의 정수이다. 즉 두 주기의 비가 유리수이면 합은 주기 신호이고, 과 의 최소공배수(LCM), 곧 두 주기의 공통 배수 가운데 가장 작은 값이 합의 주기 가운데 하나이다. 이것은 충분조건이다. 성분끼리 서로 지워지면 합의 기본 주기가 LCM보다 짧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기 )와 (주기 )의 LCM은 이지만, 합은 라서 기본 주기가 이다.
진폭이 0이 아니고 양의 주파수가 서로 다른 두 정현파만 더하면, 합이 주기 로 되풀이될 때 각 성분도 같은 뒤에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합이 마다 되풀이되면 와 는 모든 에서 이다. 은 각주파수 , 는 인 정현파이므로 두 번 미분하면 , 곧 이고, 이므로 이다. 따라서 두 정현파의 기본 주기 의 공통 배수가 필요하고, 가 무리수이면 합은 비주기 신호이며 유리수이면 최소공배수가 합의 기본 주기이다.
이 두 정현파는 주기 대신 각주파수로 따져도 된다. 이므로 가 유리수인지 보면 되고, 두 각주파수를 모두 정수배로 만드는 가장 큰 값 가 합의 기본 각주파수, 가 합의 주기이다.
직접 풀어 보기. 다음 합이 주기 신호인지 판단하고, 주기 신호이면 주기를 구하라.
Q1.
풀이
, 이고 로 유리수이다. 이므로 주기는 이다. 각주파수로 보면 , 라서 이고 로 같다.
Q2.
풀이
은 무리수이므로 주기 신호가 아니다. 그래프를 아무리 길게 그려도 처음 모양이 정확히 되풀이되지 않는다. 비슷해지는 곳은 있어도 똑같아지지는 않는다.
Q3.
풀이
이므로 , 이고 이다. 주기는 이다. 각 주기는 무리수이지만 두 주기의 비가 유리수라서 주기 신호이다. 합이 주기 신호인지는 두 주기의 비로 정해진다.
그림에서 ▶를 누를 때마다 합을 의 주기 만큼 더 옮긴다. 그동안 가 돈 바퀴 수가 그 자리에 적히고, 옮긴 합 가 원래 합 와 다른 자리가 칠해진다. 는 Q1의 합이고, 를 으로 바꾸면 Q2의 합이 된다.
①은 cos t, ②는 sin(rt), ③은 둘의 합 x(t)이고, 붉게 칠한 구간이 지금까지 옮긴 거리 s이다. ③의 점선은 s만큼 옮긴 합 x(t + s)이고, 실선과 점선 사이를 칠했다.
의 기본 주기를 구하라(단위 s, 를 써도 된다).
풀이
답 π
힌트 두 성분의 주기는 와 이다. 둘의 공통 배수 가운데 가장 작은 값을 찾는다.
, 이고 로 유리수이다. 이므로 기본 주기는 s이다. 각주파수로 보면 4와 6을 모두 정수배로 만드는 가장 큰 값이 라서 이다.
정현파
정현파(sinusoid)는 세 수로 정해진다.
진폭(amplitude) 는 신호와 같은 단위(예: V)를 갖는다. 주파수(frequency) 는 1초에 몇 번 되풀이하는지(Hz)이고, 각주파수(angular frequency) 는 1초에 도는 각도(rad/s)이다. 주기는 이다. 위상(phase) 는 에서의 각도로, 라디안이나 도로 쓴다. 사인과 코사인은 위상만 다른 같은 모양이고 이다. 곡선은 곡선을 오른쪽으로 (90°) 옮긴 것이다.
진폭은 가운데(0)에서 꼭대기까지의 높이 이다. 최댓값에서 최솟값을 뺀 는 peak-to-peak 값이라고 따로 부른다. 두 값은 두 배 차이가 나므로 값을 적을 때 어느 쪽인지 밝힌다. 예를 들어 진폭 1 V인 정현파의 peak-to-peak 값은 2 V이다.
세 수 , , 는 그림에서 무엇일까? 아래 그림은 반지름 인 원 위를 1초에 바퀴 도는 점을 그리고, 그 점의 가로 좌표 와 세로 좌표 를 시간에 따라 펼쳐 두 파형으로 그린다. 점이 도는 동안 두 좌표는 파형 그림 위의 점을 함께 끌고 가고, 를 바꾸면 두 파형이 옆으로 밀린다. 이 원 그림은 4장의 복소수로 이어진다.
처음 상태는 A = 1, f = 1 Hz, φ = 0°이고, 시간 커서 t = 0.125 s에서 두 좌표가 x = y = 0.707이다. 맨 위 식은 지금의 f, t, φ를 넣어 θ = 2π·1·0.125 + 0 = 0.79 rad를 계산한다(φ는 rad로 바꿔 넣는다). 구성 참고: Jack Schaedler, Seeing Circles, Sines, and Signals의 사인·코사인 절.
해 보기
- s에서 점이 원의 어디에 있는지, 두 파형의 값이 얼마인지 확인하라.
관찰
위 식은 rad이다. 점이 1/4바퀴 돌아 원의 맨 위()에 있고 , 이다. 파형 그림에서 파란 코사인은 0까지 내려왔고 보라 사인은 꼭대기에 있다.
- 이면 파란 곡선이 어떤 모양이 되는지 와 비교하라.
관찰
위 식은 rad이라 점이 오른쪽 끝에 있다(, ). 파란 곡선 가 0에서 올라가, 일 때의 보라 곡선 와 같은 모양이 된다. 이다.
- Hz이면 점이 언제 원의 맨 위에 오는지, 한 주기가 얼마인지 확인하라.
관찰
점이 1초에 두 바퀴 돌아 s에 벌써 맨 위( rad)에 있다. 한 바퀴 s이고, 2초 동안 두 파형이 네 번씩 되풀이된다.
V의 주파수와 peak-to-peak 값을 고르라.
풀이
답 (나) 10 Hz, 6 V
- (가) 는 각주파수 (rad/s)이다. 이다.
- (다) 3 V는 가운데에서 꼭대기까지인 진폭이다. peak-to-peak는 최댓값에서 최솟값을 뺀 값이다.
- (라) 는 rad/s 단위의 각주파수이고, 3 V는 진폭이다.
rad/s이므로 Hz이고 주기는 0.1 s이다. 진폭은 3 V, peak-to-peak 값은 V이다. 위상 는 주파수와 진폭을 바꾸지 않는다.
짝함수와 홀함수
모든 에서 이면 짝함수(even function), 이면 홀함수(odd function)라고 한다. 짝함수의 그래프는 세로축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이고, 홀함수의 그래프는 원점을 중심으로 180° 돌려도 같다. 는 짝함수, 는 홀함수이다.
짝도 홀도 아닌 신호는 짝 부분과 홀 부분의 합으로 쓸 수 있다.
곱은 부호처럼 따지면 된다. 짝 × 짝과 홀 × 홀은 짝이고, 짝 × 홀은 홀이다. 대칭 구간 에서 홀함수의 적분은 0이다. 5장에서 푸리에 계수를 구할 때 이 성질로 적분의 절반을 덜어 낸다.
단측·유한 길이·인과·유계 신호
신호가 어느 쪽 시간에서 0인지로도 나눈다. 에서 0이면 왼쪽 신호(left-sided signal), 에서 0이면 오른쪽 신호(right-sided signal), 유한한 구간 밖에서 0이면 유한 길이 신호(time-limited signal)이다.
에서 인 신호를 인과 신호(causal signal)라고 한다. 스위치를 에 켠 뒤에야 생기는 전압처럼, 시각 0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신호이다. 시스템의 인과성은 3장에서 따로 정의한다.
모든 에서 인 유한한 수 가 있으면 유계 신호(bounded signal)이다. 는 가 에 다가가면 끝없이 커지므로 유계가 아니다.
강의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