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에서는 주기 신호를 여러 정현파의 합으로 나누고, 각 성분의 크기를 신호와 그 성분을 곱해 적분해서 구한다. 이 계산이 다른 성분을 섞어 넣지 않으려면 성분끼리 어떤 관계여야 할까? 복소 지수에서는 무엇을 곱해 적분해야 할까?
사인과 코사인
두 함수의 곱을 한 구간에서 적분한 값이 0이면, 두 함수는 그 구간에서 직교(orthogonal)한다고 한다. 정수 k,m에 대해 사인과 코사인의 곱을 한 주기 동안 적분하면 0이다.
∫−ππsin(kx)cos(mx)dx=0
곱을 합으로 바꾸면 이유가 보인다.
sin(kx)cos(mx)=21[sin((k+m)x)+sin((k−m)x)]
k±m도 정수이고, 정수 배 주파수의 사인은 길이 2π인 구간에서 양의 면적과 음의 면적이 같아 적분이 0이다(k−m=0이면 sin0=0). 같은 방법으로, 음이 아닌 정수 k=m에 대해
∫−ππcos(kx)cos(mx)dx=0∫−ππsin(kx)sin(mx)dx=0
을 얻고, k=m=0이면 두 적분은 모두 π이다.
이 결과는 공통 주기 전체, 곧 길이 2π인 구간에서 적분하면 늘 성립한다. 구간은 [−π,π] 대신 [0,2π]처럼 어디서 시작해도 된다. 공통 주기보다 짧은 구간에서는 성립이 보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0π/2sinxcosxdx=21이다.
짧은 구간에서도 적분이 0일 때가 있다. 그때는 함수와 구간이 맞아떨어진 것이고, 그 조건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sin(kx)cos(mx)는 홀함수이므로 원점에 대칭인 구간 [−a,a]에서는 a와 관계없이 적분이 0이다. 양의 정수 k=m이면 sin(kx)와 sin(mx)는 반 주기 [0,π]에서도 직교한다. 예를 들어 ∫0πsinxsin2xdx=0이다. 사인만으로 신호를 전개하는 푸리에 급수가 이 성질을 쓴다.
입력 x(t)=cos2πt(1 Hz)에 기준 2 Hz의 코사인과 −사인을 같은 시각끼리 곱하면, 공통 주기 1 s 동안 양의 면적과 음의 면적이 같아 곱의 평균이 0이다. 구간 길이 L을 줄이면 이 상쇄가 깨진다.
입력 x(t) = cos 2πt(1 Hz)에 기준 k = 2 Hz의 cos 2π·2t와 −sin 2π·2t를 같은 시각끼리 곱해 구간 [a, a + L]에서 평균하며, 처음 구간은 L = 1 s이다. 위 줄은 입력(검정 실선)과 기준(점선), 아래 줄은 두 함수의 곱과 그 부호 있는 면적(초록 +, 빨강 −)이고, 검정 점선이 평균이다.
해 보기
구간 길이가 L=0.75 s이면 두 평균이 0이 되는지 확인하라.
관찰
초록과 빨강 면적이 다 지워지지 않아 두 평균이 −0.071과 −0.141로 남는다.
L=0.5 s이면 두 평균이 각각 얼마인지 보고, 짧은 구간에서 언제 0이 나오는지 생각해 보라.
관찰
코사인 곱의 평균은 다시 0이지만 −사인 곱의 평균은 −0.424이다. 짧은 구간에서 0이 나오는 것은 함수와 구간이 맞아떨어질 때뿐이다.
L=1 s에서 시작점이 a=0.3 s이면 두 평균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라.
관찰
구간이 공통 주기 전체를 덮으므로 어디서 시작해도 두 평균이 0이다.
∫−ππsin2(4x)dx를 구하라.
풀이
답 π
힌트sin(kx)sin(mx)의 적분에서 k=m=0이다.
sin2(4x)=21(1−cos8x)이다. cos8x는 길이 2π인 구간에서 정확히 8주기라 적분이 0이고, 남는 것은 21×2π=π이다. 같은 주파수끼리는 직교하지 않는다.
복소 지수의 회전
복소 지수의 주기는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이고, 주파수는 회전 속도이다. 2장의 원 그림에서 점의 가로·세로 좌표가 코사인과 사인이었다. 그 점을 복소수로 쓴 것이 ejωt이다.
ejωt=cosωt+jsinωt,ω=2πf
ejωt는 단위원 위를 각속도 ω rad/s로 도는 점이다. 한 바퀴(2π rad)를 도는 시간이 주기 T=2π/ω=1/f이고, 1초에 도는 바퀴 수가 주파수 f이다. 점의 가로 좌표가 cosωt, 세로 좌표가 sinωt이다. ω<0이면 점은 시계 방향으로 돈다. 음의 주파수는 도는 방향이 반대라는 뜻이다.
f=1 Hz이면 점이 한 바퀴 도는 1 s 동안 가로 좌표 코사인(파랑)과 세로 좌표 사인(보라)이 한 주기씩 지나간다.
φ = 0에서 f를 음수로 바꾸면 점이 시계 방향으로 돌고, 가로 투영(코사인)은 그대로인 채 세로 투영(사인)의 부호만 바뀐다.
해 보기
f가 −1 Hz이면 t=0.125 s에서 점이 어디에 있는지, x와 y가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하라.
관찰
점이 시계 방향으로 돌아 t=0.125 s에 −45∘에 있다. x=0.707은 그대로이고 y=−0.707로 부호만 바뀐다.
f가 2 Hz이면 t=0.125 s에서 점이 어디에 있는지, 한 주기가 얼마인지 확인하라.
관찰
0.125 s 동안 90∘를 돌아 점이 j에 있다(x=0, y=1). 한 바퀴 T=0.5 s라 2 s 동안 파형이 네 주기이다.
f가 0.5 Hz이면 점이 90∘를 도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확인하라.
관찰
0.5 s가 지나서야 90∘를 돈다. 한 바퀴 T=2 s라 그래프 전체가 한 주기이다.
켤레를 붙인 내적
사인과 코사인의 직교성을 복소 지수로 옮기면 다음 적분이 0인지를 묻게 된다.
∫ejω1t⋅ejω2tdt=0?
실수 신호에서 하던 대로 두 신호를 곱해 적분하면 답은 "아니다"이다. 한 주기는 T=1 s, 기본 각주파수는 ω0=2π rad/s로 둔다.
반례 1: 주파수가 다른데 적분이 0이 아니다.ej2πt(1 Hz)와 e−j2πt(−1 Hz)는 주파수가 다르다. 네 시각에서 두 값과 곱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t (s)
ej2πt
e−j2πt
곱
0
1
1
1
0.25
j
−j
1
0.5
−1
−1
1
0.75
−j
j
1
첫째 점은 반시계 방향, 둘째 점은 시계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돌아서 두 각이 늘 상쇄된다. 곱은 모든 시각에서 ej2πte−j2πt=e0=1이고 적분은 ∫011dt=1이다. 주파수가 다른 두 신호가 "곱해서 적분하면 0"이라는 직교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
반례 2: 크기가 1인 신호의 길이가 0이 된다.x(t)=ej2πt를 자기 자신과 곱하면 x⋅x=ej4πt이다. 이 곱은 t=0에서 1, 0.125 s에서 j, 0.25 s에서 −1, 0.375 s에서 −j로 1초 동안 단위원을 두 바퀴 돌고, 적분은 0이다. 벡터의 길이 제곱이 자기 자신과의 내적이듯, 신호와 자기 자신의 곱을 적분한 값은 그 신호의 길이(크기)의 제곱이어야 한다(신호의 길이는 아래 내적에서 정의한다). 그런데 모든 시각에서 크기가 1인 신호의 길이가 0으로 나온다.
곱의 회전 속도는 두 주파수의 합 k+m이 정한다. 반례 1처럼 k+m=0이면 적분이 T이고, 반례 2처럼 k=m=0이면 0이다. 실수 신호에서 쓰던 "곱해서 적분한다"는 규칙을 복소 신호에 그대로 쓰면 직교도 크기도 재지 못한다.
반례 1과 같은 계산을 한 주기의 샘플 8개로 하면 DFT 행렬의 행 1과 행 7을 곱하는 일이 된다. 두 행은 같은 빠르기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 행 1은 열마다 −45°, 행 7은 +45° 돈다. 열마다 두 페이저를 켤레 없이 곱하면 각이 지워져 곱이 모두 1이 되고, 곱을 차례로 이어 붙인 페이저 합은 실수축을 따라 8까지 뻗는다. 켤레를 붙여 곱하면 곱의 페이저가 열마다 −90° 돌아 여덟 열 동안 두 바퀴를 채우고, 합이 0이다.
윗줄은 행 1, 가운데 줄은 행 7(주파수 −1), 아랫줄은 두 페이저의 곱이고, 처음 상태는 켤레 없이 곱해 여덟 곱이 모두 1, 합이 8인 반례 1이다. 값은 반올림한 수로 이어서 계산하므로 정확한 값과 끝자리가 조금 다를 수 있다.
해 보기
행 1을 켤레 없이 자기 자신과 곱해 더하면 합이 얼마인지 확인하라.
관찰
행 1을 자기 자신과 켤레 없이 곱하면 곱의 각이 열마다 −45∘+(−45∘)=−90∘씩 늘어, 페이저 합이 정사각형을 두 바퀴 그리고 원점으로 돌아온다. 합이 0이다(반례 2).
행 7, 열 1의 페이저가 켤레를 취하면 어디로 가는지 보고, 켤레를 붙인 행 7과 행 1의 내적을 구하라.
관찰
앞 단계에서 고른 행 7, 열 1의 페이저는 1×(−315∘)=−315∘, 곧 45∘를 가리키고, 켤레를 취하면 −45∘가 된다. 켤레를 붙인 행 7은 행 1과 같은 방향으로 돌아, 끝까지 계산하면 곱이 앞 항목처럼 정사각형을 두 바퀴 그려 합이 0이다. 두 행은 직교한다.
켤레를 붙여 행 1과 자기 자신의 내적을 구하라.
관찰
곱이 모두 1이라 페이저 합이 실수축을 따라 8까지 뻗는다. 자기 자신과의 내적은 N=8이다.
해결책은 켤레 복소수 절의 zz=∣z∣2이다. 복소수의 크기 제곱은 켤레를 곱해 얻으므로, 복소 신호의 내적(inner product)은 둘째 신호에 켤레를 붙여 정의한다.
⟨x,y⟩=∫0Tx(t)y(t)dt
이 정의에서 다음 성질이 나온다.
자기 자신과의 내적은 ⟨x,x⟩=∫0T∣x(t)∣2dt≥0이고, 신호가 0일 때만 0이다. 그래서 ⟨x,x⟩를 신호의 길이로 쓸 수 있다.
순서를 바꾸면 값이 켤레가 된다: ⟨y,x⟩=⟨x,y⟩. 값이 0인지 아닌지, 곧 직교 여부는 순서와 관계없다.
실수 신호는 켤레를 붙여도 값이 그대로이므로 앞 절의 실수 내적과 같다. 사인·코사인 직교성에서 켤레가 보이지 않았던 이유이다.
두 반례를 이 내적으로 다시 계산하면 기대한 값이 나온다. 반례 1은 ej2πte−j2πt=ej4πt라 적분이 0이고, 두 신호는 직교한다. 반례 2는 ej2πtej2πt=∣ej2πt∣2=1이라 ⟨x,x⟩=1, 곧 길이가 1이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k=m이면 ej(k−m)ω0t가 구간 동안 원 위를 정확히 ∣k−m∣바퀴 돌아 평균이 0이 된다. 식으로는 p=k−m=0일 때 ∫0Tejpω0tdt=(ej2πp−1)/(jpω0)=0이다. 공통 주기 T 전체에서 적분하고 k−m이 정수이면 이 결과는 늘 성립한다. 더 짧은 구간에서는 보장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k−m=1이면 반 주기 [0,T/2]에서 적분은 jT/π로 0이 아니다.
5장에서 다룰 푸리에 급수의 계수가 음의 지수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호 x(t)에 들어 있는 ejkω0t 성분은 그 기저(성분으로 쓰는 함수, 5장)와의 내적으로 구하고, 내적은 기저의 켤레 e−jkω0t를 곱해 적분하는 계산이다.
ck=T1∫Tx(t)e−jkω0tdt
T로 나누는 이유는 기저가 자기 자신과 이루는 내적이 위 식의 k=m에서 T이기 때문이다. 벡터를 한 방향에 투영할 때 내적을 그 방향 벡터의 길이 제곱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 5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e−jkω0t=coskω0t−jsinkω0t이므로 이 적분 하나가 코사인과의 내적과 −사인과의 내적을 한꺼번에 계산한다.
기준을 입력과 같은 1 Hz로 두면 코사인 곱의 평균 0.5와 −사인 곱의 평균 0이 복소수 c의 실수부와 허수부가 되어 c=0.5이다. 입력의 위상 ϕ가 바뀌면 c는 반지름 0.5인 원을 따라 돈다.
입력 cos 2πt(1 Hz)와 기준 k = 1 Hz를 한 주기 L = 1 s 동안 곱해 평균한다. cos 평균 0.5가 c의 실수부, −sin 평균 0이 허수부라서 c = 0.5이다.
해 보기
입력의 위상 φ가 90°이면 c가 어디에 놓이는지 확인하라.
관찰
입력이 cos(2πt+90∘)=−sin2πt가 된다. 코사인 곱의 평균은 0, −사인 곱의 평균은 0.5라 c=j0.5가 허수축 위에 놓인다.
φ가 −45∘이면 c의 크기와 각을 입력의 위상과 비교하라.
관찰
c=0.354−j0.354이다. ∣c∣=0.5는 그대로이고 c의 각 −45∘가 입력의 위상과 같다.
기준이 2 Hz이면 c가 얼마인지 보고, 그것이 입력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해 보라.
관찰
두 곱의 평균이 모두 0이라 c=0이다. 입력에 2 Hz 성분이 없다.
x(t)=3ej2πt의 자기 자신과의 내적 ⟨x,x⟩=∫01x(t)x(t)dt를 구하라.
풀이
답 9
힌트xx=∣x∣2이다. 켤레를 붙이면 회전이 지워진다.
x(t)x(t)=∣3ej2πt∣2=9로 모든 시각에서 같으므로 적분은 9×1=9이다. 신호의 길이는 ⟨x,x⟩=3이다. 켤레 없이 곱하면 9ej4πt가 두 바퀴 돌아 적분이 0이 된다.
다음 문장이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하라. "정수 k=m이면 ejkω0t와 ejmω0t는 반 주기 [0,T/2]에서도 늘 직교한다."
참
거짓
풀이
답 거짓
참k−m=1이면 곱 ejω0t는 반 주기 동안 원을 반 바퀴만 돌아 평균이 0이 되지 않는다.
∫0T/2ej(k−m)ω0tdt는 k−m이 짝수이면 0이지만, 홀수이면 (ejπ(k−m)−1)/(j(k−m)ω0)=jT/(π(k−m))=0이다. 예를 들어 k−m=1이면 jT/π이다. 직교는 공통 주기 전체에서 적분할 때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