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 Lab강의 노트

Wireless Embedded Systems E04

변조와 복조

비트는 0과 1의 목록일 뿐이라서 그대로는 전선도 공기도 지나가지 못한다. 송신기는 비트를 파형으로 바꾸고, 그 파형을 높은 주파수의 반송파에 실어 안테나로 내보낸다. 수신기는 같은 길을 거꾸로 밟아 비트를 되찾는다. 이 장에서는 비트가 심볼, 펄스, I/Q, RF 신호로 모양을 바꾸는 과정과, 수신기가 반송파를 걷어 내고 심볼을 판정하는 과정을 차례로 본다.

변조란 무엇인가

모뎀(modem)은 무엇을 하는 장치이고, 변조는 신호의 무엇을 바꾸는 일일까?

모뎀은 변조기(modulator)와 복조기(demodulator)를 합친 이름이다. 예전 PC의 전화선 모뎀 카드도, 스마트폰 안의 통신 칩도 같은 일을 한다. 보낼 때는 비트를 전송로에 맞는 파형으로 바꾸고, 받을 때는 파형에서 비트를 되찾는다.

변조(modulation)는 주기 파형의 성질 하나 이상을, 정보를 담은 다른 신호에 따라 바꾸는 과정이다. 바뀌는 주기 파형을 반송파(carrier), 정보를 담은 신호를 변조 신호(modulating signal)라고 한다. 반송파 Acos⁡(2πfct+ϕ)A\cos(2\pi f_c t+\phi)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진폭 AA, 주파수 fcf_c, 위상 ϕ\phi 세 가지이다. 그래서 변조된 신호는 일반적으로 다음 꼴이다.

s(t)=A(t)cos⁡(2πfct+ϕ(t))s(t)=A(t)\cos\bigl(2\pi f_c t+\phi(t)\bigr)

A(t)A(t)를 바꾸면 진폭 변조, 순간 주파수를 바꾸면 주파수 변조, ϕ(t)\phi(t)를 바꾸면 위상 변조이다. 변조 신호가 비트이면 디지털 변조라 하고, 이 장은 디지털 변조를 다룬다.

같은 과일을 '수박'이라고도 'watermelon'이라고도 쓰듯이 같은 비트도 여러 모양의 파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변조는 전송로를 잘 지나가는 모양을 고르는 일이다.

왜 높은 주파수에 싣는가

음성이나 비트 파형을 그대로 안테나에 넣지 않고, 굳이 MHz–GHz의 반송파에 싣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 가지 이유가 있다(강의 자료 WE4 6쪽).

  • 대역폭: 신호가 차지하는 주파수 폭을 받을 자리가 필요하다. 높은 주파수 대역에는 넓은 채널을 둘 자리가 많다. 20 MHz 폭의 LTE 채널은 반송파 2 GHz의 1 %이지만, 반송파가 30 MHz라면 채널 폭이 반송파와 비슷해져 안테나와 증폭기를 만들기 어렵다.
  • 간섭: 기저대역 신호는 모두 0 Hz 근처에 있어서 여러 송신기가 동시에 보내면 서로 겹친다. 서로 다른 반송파에 실으면 같은 공간에서도 주파수로 나뉜다.
  • 안테나 크기: 효율이 좋은 안테나는 크기가 파장 λ=c/f\lambda=c/f의 절반 정도이다(반파장 다이폴). 1 kHz 파형의 파장은 300 km이지만, 2.4 GHz의 파장은 12.5 cm라서 반파장 안테나가 6.25 cm이다.
  • 전파 특성: 주파수마다 장애물을 돌아가고 통과하는 정도가 다르다. 이득이 0 dBi인 안테나 두 개 사이의 자유 공간 손실은 20log⁡10(4πd/λ)20\log_{10}(4\pi d/\lambda) dB라서, 거리 1 km에서 100 MHz는 72.4 dB, 2.4 GHz는 100.1 dB이다. 이 식의 주파수 의존성은 0 dBi 수신 안테나의 유효 면적 λ2/(4π)\lambda^2/(4\pi)가 주파수가 높을수록 작아지는 데서 나온다. 자유 공간에서 퍼지는 전력 밀도 자체는 같은 송신 전력과 안테나 이득이면 주파수와 무관하다. 송수신 안테나의 물리적 개구 면적과 효율을 각각 같게 유지하고 서로 정면으로 향하게 하면, 원거리장에서는 오히려 높은 주파수의 수신 전력이 커진다. 휴대폰이나 Pluto처럼 이득이 정해진 안테나를 쓰면 이 면적 차이가 그대로 남는다. 위의 72.4 dB와 100.1 dB의 차 약 27.6 dB(20log₁₀(2400/100))가 모두 이 항에서 나온다. 실제 환경에서는 여기에 장애물이 더해진다. 낮은 주파수는 회절로 장애물을 더 잘 돌아가고, 벽이나 몸에 흡수되는 양도 대체로 적다. 서비스 범위와 필요한 대역폭에 맞춰 대역을 고른다.

반송파에 싣는 일은 주파수 영역에서 보면 스펙트럼을 fcf_c 둘레로 옮기는 일이다. 무엇으로 어떻게 옮기는지가 다음 절이다.